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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산티아고에서 꼭 맛봐야 할 대표 음료와 술

by everything everyday 2025. 8. 2.

수백 킬로미터의 순례길을 걸은 끝에 도착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그 도착의 기쁨을 조용히 음미하는 방법 중 하나는 한 잔의 음료를 마시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커피 한 잔으로, 어떤 이는 향긋한 화이트 와인 한 잔으로, 또 어떤 이는 맥주 거품을 바라보며 지난 여정을 되새깁니다.

산티아고가 속한 갈리시아 지방은 청명한 대서양 해안 기후와 풍부한 농·수산 자원 덕분에 특색 있는 음료 문화가 발달해 있습니다.
순례자들이 길 위에서, 그리고 도착 후에 꼭 맛보는 산티아고 대표 음료를 소개합니다.

 

 


1. 알바리뇨(Albariño) – 갈리시아를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

산티아고를 대표하는 술을 하나만 꼽는다면 단연 알바리뇨 와인입니다.
갈리시아 지역에서 재배되는 알바리뇨 포도로 만든 이 와인은 가볍고 산미가 도는 향긋한 풍미로 유명합니다.
해산물과 궁합이 좋아, 뿔뽀(문어 요리), 조개찜, 타파스와 자주 곁들여집니다.

  • 🍇 포도 품종: Albariño (갈리시아 특산)
  • 🌬️ 특징: 상쾌한 산도, 과일향, 낮은 탄닌
  • 📍 주요 생산지: Rías Baixas(리아스 바이샤스) 와인 지역
  • 🥂 추천 상황: 순례 완료 후 축하 자리, 일몰을 바라보며 바에서 한 잔
💡 지역 레스토랑에서는 한 병이 아닌 **잔 단위(1.5~3유로)**로도 부담 없이 주문 가능

2. 케스타냐(Castaña) 리큐르 – 밤 향 가득한 전통 증류주

케스타냐는 스페인어로 ‘밤’을 뜻합니다.
갈리시아 산악 지역에서는 밤을 활용한 리큐르가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으로 식후주나 디저트와 함께 마시기 좋습니다.

  • 🍷 종류: 갈리시아 전통 리큐르
  • 🥃 도수: 15~20도 내외
  • 👃 향: 볶은 밤, 꿀, 바닐라
  • 📍 제공 장소: 순례자 메뉴 포함 식당, 바(Bar), 토속 주점

3. 오루호(Orujo) – 갈리시아의 ‘소주’ 같은 고도수 증류주

오루호는 스페인 북부 전역에서 마시지만, 갈리시아 지역의 오루호는 특히 진하고 향이 깊습니다.
와인 만들고 남은 포도 껍질과 씨를 증류하여 만든 이 술은 식사 후 소화주(digestif)로 마시며,
길 위에서 ‘성스러운 알코올’이라 불리기도 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 🔥 도수: 약 30~45도
  • 🌿 종류: 허브 향 첨가된 ‘오루호 데 이에르바스’(Hierbas)도 인기
  • ☕ 커피에 약간 타서 마시는 ‘카페 콘 오루호’도 전통 방식
  • ⛪ 일부 순례자 알베르게에서는 무료로 제공되기도 함

4. 타파스와 함께하는 생맥주 – Cerveza caña

길 위에서의 갈증을 가장 빠르게 풀어주는 음료는 바로 차가운 생맥주(Caña)입니다.
스페인에서는 대부분의 바(Bar)에서 하우스 맥주를 제공하며,
작은 유리잔(caña)에 따라 마시는 문화가 일반적입니다.

  • 🍺 맥주 스타일: 라거
  • 🍽️ 기본 타파스(감자튀김, 올리브 등)가 함께 제공되기도 함
  • 🧾 가격: 1.5~2유로
  • 🚶‍♀️ 하루 여정을 마친 뒤, 테라스에 앉아 한 잔 마시는 맛이 특별함
💡💬 “Una caña, por favor” (작은 생맥주 하나 주세요)

5. 카페 콘 레체(Café con leche) – 순례자의 아침을 여는 한 잔

스페인 바(Bar)에서 하루를 여는 첫 음료는 대부분 카페 콘 레체, 우유가 들어간 에스프레소입니다.
진한 커피의 쌉싸름함과 따뜻한 우유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순례자들의 지친 다리와 흐트러진 정신을 차려주는 루틴이 됩니다.

  • ☕ 제공 시간: 오전 7시~11시 바에서 가장 인기
  • 🥐 곁들임: 크루아상, 토스트, 또르띠야
  • ☁️ 순례길에서 가장 자주 마시는 음료 1위
💡 스페인에서는 '카페 콘 레체’를 조금 연하게 원하면 “más leche”라고 말해도 됩니다.

6. 리몬 비르헨(Limón Virgen) – 무알콜 상큼한 선택

술을 마시지 않거나 더운 날 갈증을 달래고 싶을 때 선택되는 음료가 바로 리몬 비르헨입니다.
직역하면 ‘순수한 레몬’이라는 뜻으로, 바에서 제공하는 자몽·레몬 주스 계열의 탄산음료 혹은 직접 만든 생레몬 주스입니다.

  • 🍋 탄산 레모네이드 또는 직접 짠 주스
  • ❄️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제공
  • 🍽️ 타파스와 함께 가볍게 마시기 좋음
  • 🚫 무알콜 옵션으로 인기

7. Estrella Galicia – 갈리시아 대표 맥주 브랜드

산티아고가 위치한 갈리시아의 자존심 맥주 브랜드가 바로 Estrella Galicia(에스트레야 갈리시아)입니다.
스페인 전역에서 판매되지만, 갈리시아 지역에서는 현지 양조장에서 직접 제공받는 생맥주를 마실 수 있어 더 신선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 제조사: Hijos de Rivera
  • 🍺 라거 외에도 1906 시리즈(에일류) 등 다양
  • 🍷 일부 순례자 바에서는 생맥주 기계로 바로 따라주는 점이 매력

8. 끌라라(Clara) – 맥주와 레몬 소다의 시원한 조화

 

 

Clara(끌라라)는 스페인 전역에서 사랑받는 레몬 맥주입니다.
이름은 여성 이름 같지만, 실제로는 라이트 라거 맥주에 레몬 소다(주로 Fanta Limón)를 섞어 만든 음료를 뜻합니다.
스페인식 ‘Shandy’라고 보면 되며, 도수가 낮고 상큼하면서도 청량해 여름철에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순례길에서 지친 몸을 식히고 싶을 때,
와인이나 일반 맥주보다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순례자들에게 사랑받는 음료입니다.

  • 🍺 구성: 라거 맥주 + 레몬 소다 (비율 1:1 또는 2:1)
  • ❄️ 특징: 알코올 도수 2~3도 내외 / 상큼하고 깔끔한 맛
  • 💶 가격: 일반 맥주와 동일, 1.5~2.5유로 정도
  • 📍 어디서?: 대부분의 바에서 주문 가능 — “Una clara, por favor” 라고 말하면 OK

⛱ 이런 순간에 잘 어울립니다:

  • 걷다 잠깐 쉬며 바 테라스에 앉았을 때
  • 뿔뽀나 감자요리와 함께 가볍게 곁들일 때
  • 더운 오후, 와인보다 시원한 음료가 필요할 때
  • 술이 약하거나 가벼운 음주를 원할 때
💡일부 바에서는 “Clara con limón” 또는 “Radler”라고 부르기도 하며, 직접 레몬 소다와 맥주를 따로 가져와 섞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 마무리 – 한 잔의 여운, 길 위의 기억

산티아고에서 마시는 음료는 단지 갈증을 해소하거나 기분을 푸는 수단만이 아닙니다.
그 한 잔 한 잔에는 걷고, 멈추고, 나누고, 축하하는 순간들이 녹아 있습니다.

화려한 잔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순례길의 끝에서 손에 들린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 와인 한 잔은
그 자체로 당신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음료라는 감정’이 될 것입니다.